"설문대할망" 이야기는 이 세상이 생기게 된 내력을 밝히고 있는 천지창조신화입니다. 다만 "제주도"라는 특정 지역의 내력을 밝히고 있습니다. 설문대할망이 던진 바위가 섬이 되고 없던 산이 생긴 것이지요. 설문대할망이 얼마나 큰지 한라산 꼭대기에 앉아 다리를 뻗으면 다리 하나는 북쪽 바다에, 또 다른 다리는 남쪽 바다에 닿았습니다. 거인신화이기도 합니다.
설문대할망의 초월적인 힘은 제주도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은 바람의 표현입니다. 때로 그것은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 대한 자부심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육지로 향하려는 욕망으로도 나타납니다. 육지와 연결되는 다리가 끝내 완성되지 못한 것은 제주도 사람들의 욕망의 좌절이자 어쩌면 육지와의 단절을 선언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육지에서 부는 바람이 훈풍이었던 적이 있었는가 따지고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현실의 긍정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키가 크고 힘이 센 설문대할망이 만든 아름다운 섬, 제주도의 내력은 이야기 자체로 재미가 있고 우리가 밟고 있는 향토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합니다. 오랫동안 동화를 쓰신 송재찬 선생님의 정겨운 문체와 새로운 형식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유동관 선생님의 그림이 어우러져 새로운 문화체험을 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