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재수 없는 날』의 작가 패트리샤 레일리 기프는 이미 『릴리 이야기』와 『홀리스 우즈의 스케치북』으로 두 번이나 ‘뉴베리 상’을 수상한 저력 있는 작가이다. 『왕재수 없는 날』에서도 그의 저력이 곳곳에 드러나는데, 쉽게 지나쳐 버릴 만한 일상을 포착해 아이들에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장을, 어른들에겐 아이의 내면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실수연발 대장 로널드의 파란만장한 하루는, 언뜻 보면 아이라면 누구나 겪는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일상 속 이야기에서 아이들은 생생한 리얼리티를 느끼며, 위안과 기쁨과 웃음을 얻게 된다. 잦은 실수 때문에 창피를 당하고 아이들에게 놀림 받는 모습은 아이로 하여금 ‘나’를 보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그만큼 작가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을 위트 넘치는 표현에 담아냄으로써, 창피했던 기억을 유쾌한 ‘추억’으로 전환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로널드가 이 우울하고 끔찍한 하루를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대한 해답은 타일러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과 행동으로 말끔히 해결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직은 스스로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극복할 방법을 찾는 것에 서툴다. 이 때 어른들의 따뜻한 배려는 아이가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실수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가 새로워지고, 그 사람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생기며, 그래서 실수가 오히려 의미 있는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줄거리
실수를 연발하는 로널드의 하루는 정말 끔찍했다. 연필을 떨어뜨린 걸 시작으로, 지미의 샌드위치를 먹어 버리고, 읽기 시간에는 글을 잘못 읽어 창피까지 당한다. 게다가 조이의 치마에 물을 잔뜩 뿌리고, 야구 시합에선 공까지 놓쳐 버린다. 그리고 타일러 선생님이 아끼는 화분을 와장창 깨뜨리기까지 하는데……. 이렇게 왕재수 없는 날을 보낸 로널드가 타일러 선생님이 건네준 쪽지를 읽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로널드가 우울한 하루의 마지막을 기쁨으로 장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밀은 선생님의 쪽지에 숨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