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이 가져온 아픔과 이별, 그리고 엄마를 향한 아이의 기다림이 섬세하고 풍부한 수채 그림 속에서 어우러집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수미는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할머니가 평생 지니고 산 절절한 그리움을 알게 됩니다. 한 가족에게 잊을 수 없는 아픔을 남긴 전쟁과 비극적인 우리 역사를 돌아보게 됩니다. 과거를 회상하는 담담한 문장과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수채화가 조화를 이룹니다. 며칠 후면 수미의 생일입니다. 하지만 엄마는 일 때문에 먼 곳에 있습니다. 수미는 엄마가 만들어 준 헝겊 인형을 들고 늘 앉는 바위에 앉아 마을을 돌아 나가는 열차를 바라봅니다. 왈칵 눈물이 솟아오릅니다. 그때 외할머니가 살며시 다가와 할머니의 얘기를 들려주십니다. 6·25 전쟁이 일어나자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두 아이와 함께 깜깜한 지하실에 숨어 지냈습니다. 하지만 그것마저 여의치 않게 되자 가족은 피난길에 오릅니다. 외할머니와 아이들은 부산으로,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군대로……. 남쪽으로 향하는 피난 열차 안은 이미 발 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외할아버지는 가족들을 열차 지붕 위로 올려 줍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서로의 눈을 보며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렇게 헤어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다시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전쟁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그리고 길고 긴 기다림……. ‘기다림’이라는 소재로 할머니와 손녀가 공감대를 이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