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현실에 대한 허전한 마음을 극복하게 해주는 유쾌하고 발랄한 상상력
누구나 한번쯤은 갑작스러운 비 때문에 집에 전화를 걸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엄마 혹은 아빠, 또는 형제자매들 중 집에 누군가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형제들은 투덜대며 어쩔 수 없이 우산을 가지고 나오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투덜대면서라도 우산을 가지고 마중 나올 누군가가 집에 없다면 어떻게 할까. 학교가 끝나기 전까지, 또는 버스에서 내리기 전까지 비가 그치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아이가 비를 피하기 위해 상상하는 내용 중에는 \"아빠가 일하는 중간에 나를 데리러 나온다면?\" 이란 것은 없다. 아빠가 수영복 만드는 일을 하기 때문에 추운 북극이나 남극으로 갈 수 없다는 내용에서 아빠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 언급될 뿐이다.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없다. 엄마의 부재로 짐작할 수 있는데 엄마의 부재는 여러 형태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수도 있고, 편부모 가정의 아이일 수도 있고, 아니면 흔한 경우처럼 엄마가 일하는 여성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용 전반에는 엄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아이의 현실을 "엄마에 부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비를 피해야 하는 상황"을 중심으로 아이의 상상력에 더 집중하고 있다. 구름 위로 올라가면 비를 피할 수 있다든가, 비가 오지 않을 법한 사막, 북극, 남극 등을 생각하다가도 결국 한계에 부딪혀 현실로 되돌아오는 아이. 하지만 꿋꿋하게 계속해서 우산을 대신할 여러 가지를 상상하는 모습이 독자들에게 재미를 주며, 이야기의 폭을 넓히고 있다.
가족과의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푸른 수족관의 해파리\"
비를 맞고 가는 아이에게 나타난 해파리는 그냥 해파리가 아니라 "푸른 수족관에서 봤던" 해파리이다. 이제 보니 아이가 손에 가지고 있는 연필도 아마 푸른 수족관에서 구입한 기념품인 듯싶다. 그렇다. 여기서 푸른 수족관은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자신을 데리러 올 가족이 없는 상황 속에서, 아이는 가족과 가장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린다. 바로 가족들과 함께 갔던 푸른 수족관, 그리고 그곳에서 봤던 해파리인 것이다.
이야기는 아이의 머리 위로 펼쳐진 커다란 해파리의 등장으로 비를 피하며 끝이 난다. 커다란 해파리는 아이의 상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비를 맞고 가다가 가족과의 가장 소중했던 추억인 푸른 수족관의 해파리가 우산으로 펼쳐지는 상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림 속에서는 아이의 상상을 현실과 접목시켰다. 그 뒤 아빠의 작업실에 아직 물기가 마르지 않은 우산을 보여 주며, 실제로 아빠가 우산을 가지고 아이를 데려간 설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비가 오는 것을 발...견한 아빠가 우산을 가지고(해파리가 그려진 우산) 아이를 데리러 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둔 것이다. 아이의 상상력과 현실을 잘 접목시킨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유쾌한 상상력과 따뜻한 가족애를 동시에
이 책은, 나를 데리러 우산을 가지고 나와 주는 사소한 일에 대한 가족의 따뜻한 마음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엄마의 부재로 남들처럼 우산을 가지고 마중 나올 사람이 없는 아이들에게도 나만의 특별한 우산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기쁨과 위로를 준다. 비를 맞더라도 어딘가에서 이 비 때문에 나를 걱정해 줄 누군가가 있다면, 마음속에는 이미 특별한 우산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아이들은 주인공의 현실에 공감하기보다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방법과 상상에만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일상에서 찾아낸 재미와 독특함을 유쾌하게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처럼 글과 그림에서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는 것이 [비가 와도 괜찮아!]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