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시대를 반영한 깨어 있는 그림책
『당나귀 임금님』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경문대왕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새롭게 꾸민 것이다. 경문대왕은 화랑 출신으로 신라 제48대 왕이 되었는데 왕이 되고 난 어느 날 갑자기 귀가 당나귀 귀처럼 길어져 있었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다. 본래부터 어진 성품이긴 했으나 왕이 되고 나서는 더욱 주위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백성들이 편안히 살 수 있도록 바른 정치를 한 어진 임금님이라고 한다. 아마도 귀가 당나귀 귀처럼 길어졌다는 것은 경문대왕이 백성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백성들의 어려움과 뜻을 헤아려 살펴준 어진 임금님이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의 내용은 대부분의 독자가 알고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작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옛이야기를 다시 반복하려 하지 않는다. <당나귀 임금님> 이야기는 이 그림책의 서두일 뿐이다.
이 그림책의 ‘당나귀 임금님’은 자신의 큰 귀를 부끄러워한다. 그리고는 아주아주 조그마한 큰나라 왕의 귀를 부러워하며 ‘다시는 귀를 쫑긋거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생활고에 힘들어하는 큰나라 백성들을 보면서,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지도자에게 얼마나 중요한 미덕인지를 깨닫는다. 옛이야기에는 없는 훈훈한 결말을 선물하고 퇴장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장차 “남의 말을 듣지 않는 독선적인 ‘큰나라 왕’이 아니라, 비록 당나귀 귀가 될지언정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임금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존의 <당나귀 임금님>을 새롭게 재구성했다는 작가는,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아이들이 주역이 될 ‘미래’를 희망차게 꿈꾸는 데까지 나아간다. 영원히 어린이로 남는 아이는 없으며, 가까운 미래에 그들은 우리와 같은 어른이 된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세상을 한번 변화시켜 보렴’ 하고 나직이 권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