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그린 이상한 모양의 호랑이가 진짜로 나타났다!
어느 날, 심심했던 마나부는 아빠에게 호랑이를 그려달라고 조릅니다. 그런데 아빠가 그려 준 호랑이는 꼬리가 길어서 뱀처럼 꼬불꼬불한 호랑이였어요. 꼬리가 너무 길어서 엉킬 것만 같은 그 호랑이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호랑이가 갑자기 도화지 속에서 벌떡 일어나서 마나부에게 말했어요. “내 등에 타고 정글로 놀러 가자!”
이상한 호랑이랑 정글에 가는 것이 조금 걱정이 되고 두렵지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가겠다고 말한 마나부. 하지만 정글에서도 호랑이의 꼬불꼬불한 긴꼬리 때문에 모든 동물들이 시선을 집중합니다. 원숭이들은 꺅꺅 놀려대고, 뱀과 악어들은 마나부를 꿀꺽 삼켜버리고 싶어 합니다. 그 때마다 호랑이의 기다란 꼬리는 멋지게 변신해 동물들을 시원하게 혼내줍니다. 마나부와 긴꼬리 호랑이의 신나는 모험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요? 이상한 꼬리를 가진 호랑이와 마나부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 작가의 이야기 - 도미야스 요코
아버지의 마법
무더운 8월의 일요일, 편안한 러닝 차림을 한 아버지 어깨에서 커다란 종두 자국을 발견했다. 그것을 보고 너무나 궁금해진 나는 “아빠, 요거 뭐에요?”라고 물었는데, 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탐험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글로 탐험하러 가서 커다란 악어와 격투를 했지. 그때 악어가 아빠 어깨를 덥석 물어서 이빨 자국이 남아있는 거야.” 또, 어떨 때는 이렇게 자랑하기도 했다. “바다 깊은 곳에서 식인 상어와 싸웠을 때 생긴 상처 자국이야.” 매번 들을 때마다 아버지의 대답이 재미있어서 몇 번이나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곤 했다. 동생 두 명이 태어나고, 초등학교 고학년이던 여름, 해가 질 무렵에 산책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갑자기 앞장서서 걷고 있던 아버지가 아스팔트 도로 위에 엎드려 누웠다. 깜짝 놀라서 왜 그러냐고 물으니까 아버지는 엎드려 누운 채 아스팔트에 귀를 착 달라 붙이고 대답했다. “여기 봐, 멀리서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들려. 옛날에 첩자는 이렇게 해서 멀리서 들리는 발걸음 소리를 엿들을 수 있었다는구나.” 동생들과 함께 도로에 엎드려서 따뜻한 아스팔트 위에 귀를 댔다. 도로에 귀를 대고, 어둠 속에서 울려오는 자동차 소리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었다. 그런 경험은 그때 딱 한번 뿐이었다. 바빴던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아버지와 함께 한 풍경은 온통 색다른 경험으로 기억 속에 남아있다. 아버지가 들려 준 이야기, 아버지가 그려 준 그림······. 이것은 그 자체로 특별한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