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유아동시의 지평을 연 동시집
『오줌 싸서 미안해요, 할머니』는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생활해 온 박예자 동시인의 신작 동시집이다. 그동안 많은 동시집을 낸 시인이지만, 풋풋한 젓내음이 동시 하나하나에 묻어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시집을 내고 싶다”는, 아직까지도 동시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은 작가의 바람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작가는 이 동시집으로 〈제30회 이주홍 아동문학상〉을 수상했는데, “사랑과 관심이라는 모성을 바탕으로 유아 심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접근을 시도하여 한국 유아 동시의 지형도를 새롭게 하고 그 미래적 지평을 활짝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 책에 실린 65편의 작품은 모두 유아동시이다. 유아동시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는 이 시기에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유치원 교육이 발전하면서, 유아들을 독자로 하는 동시의 필요성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유아동시는 낱말과 문장의 난이도, 작품의 길이, 책의 활자, 삽화, 책의 체재 등 모두 유아들의 연령과 선호에 맞추어진 문학이다. 유아동시는 유아의 자기정서인식, 타인정서인식, 정서어휘, 감정이입, 정서표현, 정서조절, 정서능력에 긍적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유아들과 취학 전 아동이 처음으로 시를 접하는 계기로, 시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아동시집의 출간도 서서히 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좋은 시도 많은 반면 세 줄 안팎의 짧은 분량에 가벼운 내용이 담겨 있는 사례도 종종 눈에 띄어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박예자 동시인은 그 어느 것 하나 뒤떨어짐이 없이 시적 형상화의 미덕을 확보하고 있다. 오랜 교사 생활과 여러 손자들을 길러 본 경험이 한 몫 했으리라.
어른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속마음
어른도 분명 아이였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들은 너무 자주 그것을 잊곤 한다. 어른에게 동화가 필요하듯이, 동시도 필요하다. 더욱이 기억이 더 흐릿한 시절의 이야기인 유아동시는 우리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옛 기억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아이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게끔 도와준다.
어제, 아가는
의사 선생님께
칭찬 많이 받았지.
“입도 크게 벌리네.”
“숨도 크게 쉬네.”
“눈도 크게 뜨네.”
칭찬해 주었지.
안아 주고 뽀뽀해 주고
막대사탕 한 개도 주었지.
오늘 아침 먹고
잘 뛰놀던 아가가 갑자기
“엄마, 나 머리 아파.”
“많이 아파?”
“응.”
엄마는 아가 데리고
병원에 갔지.
의사 선생님이
아가 머리 만져 보고 빙그레 웃으며
“막대사탕 때문이구나?”
이번엔 막대사탕 두 개를 주었지.
―「막대사탕 먹고 싶어서」전문
「막대사탕 먹고 싶어서」의 아가는 다시 한 번 병원에 가기 위해 아프다고 꾀병을 부린다. 엄마는 아무것도 모른 채 걱정이 되어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의사 선생님은 이마를 만져 보았지만 열이 나지 않자, “막대사탕 때문이구나?”라며 막대사탕을 두 개를 주었다. 아이의 귀여운 꾀를 엿보는 재미도 좋지만, 그 꾀에 흔쾌히 넘어가 준 의사 선생님의 모습 또한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가는 물론 막대사탕을 얻는 것도 좋았지만, 이것저것 칭찬해 주고, 안아 주고, 뽀뽀해 준 의사 선생님도 다시 보고 싶어 했으리라 짐작되는 부분이다. 『오줌 싸서 미안해요, 할머니』는 이렇듯 어른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속마음이 담긴 이야기들을 통해 어른과 아이의 거리를 좁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