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어느 날, 빨강 끈이 나를 잡아당겼다!
꾸루는 어릿광대입니다. 온갖 마술이며 장기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지요. 그날도 여느 날처럼 재주를 부리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마을광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날’은 심상찮은 날이 되려나 봐요. 멀쩡하게 길을 걷던 꾸루의 손을 무언가가 휙, 끌어당깁니다. 화들짝 놀라 뒤돌아보지만 아무도 없습니다. 멍하니 서 있던 꾸루의 눈에 그제야 무언가 빨간 것이 들어옵니다. 바로 자신의 오른손 새끼손가락에 묶여 있는 빨강 끈이었어요.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빨강 끈으로 인해 만나게 된 두 친구가 서로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꾸루는 자기 손가락에 언제부터 빨강 끈이 묶여 있었는지, 그 끈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려고 하는지 알지 못한 채로 끈을 따라갑니다. 그리고 그 끈의 다른 쪽 끝을 가지고 있는 영혼의 단짝을 만납니다.
빨강 끈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새끼손가락 끝에 감겨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 주는 따뜻한 빨강빛 끈의 존재를 일깨워 주는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자기만의 단짝을 만나고픈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는 지나온 삶을 보석처럼 수놓은 숱한 만남들을 돌이켜보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입니다.
이 책은 또한, 운명적 만남 이후의 일도 다루고 있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끌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상처 입은 속모습까지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꾸루의 모습은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던져 보게 합니다. 『빨강 끈』은 짧은 글과 이미지 속에 만남과 사랑, 혹은 우정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담은 깊이 있는 창작그림책입니다.
수작업한 소품 인형과 세트로 그림책의 지평을 넓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지은이가 손수 제작한 독특한 느낌의 소품 인형들과 세트, 그리고 그 모두를 따뜻하고 정감 있게 담아낸 사진입니다. 지은이는 붓으로 그린 그림이 아닌, 일일이 손으로 만든 소품 인형과 세트를 동원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등장인물의 표정이며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장을 한 장, 한 장씩 넘기면서 독자들은 또 하나의 온전한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민트색 퍼머 머리에 꽃 한 송이를 꽂고 알록달록한 누더기 옷을 입은 어릿광대 꾸루의 개성적인 캐릭터는 이야기에 한층 생기를 더합니다.
또한 이야기의 내용만큼이나 부드럽고 따스한 질감의 사진은 이 책을 마치 한 편의 무성영화 혹은 감성적인 연극처럼 느끼게 합니다. 좀 더 색다른 이야기, 새로운 차원의 그림책에 목말라 있던 아이들의 시각적 욕구를 채워 주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 물음을 갖게 하는 친숙하면서도 낯설고 따스하면서도 진지한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