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보도자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용기,
환상과 현실을 오가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서사의 힘!
어느 날 아침, 음악 소리에 눈을 뜬 소녀는 눈앞에 일어난 일을 믿을 수 없게 된다. 나무 한 그루가 하룻밤 사이에 소녀가 사는 아파트 높이만큼 자란 것이다. 그리고 그 마른 나뭇가지 위에는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새는 슬프고 어두운 눈빛으로 소녀를 바라보았다. 소녀와 새의 첫 만남, 그 후로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고래의 등을 타고 바닷속을 헤엄치던 시간, 길거리에 가득했던 여우를 목격한 나들이, 그리고 나흘 동안 쏟아지던 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나무에 우산을 씌워주던 소녀의 손. 그렇게 며칠의 시간이 흐른 뒤 소녀는 자신을 바라보던 슬픈 눈의 새처럼 하늘을 향해 훨훨 날아오른다.
이 책은 영국 dPICTUS, 〈전 세계 뛰어난 그림책 100〉에 선정되면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았다. 이따금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읽힐 수 있는 서사를 매력적인 언어로 구사해냈다. 상상력으로 가득했던 소년, 소녀의 시절을 다 지나온 어른들부터 이제 막 그 환상의 세계로 접어든 아이들까지. 누구나 편안하게 읽기에 좋은 그림책이다.
저물어가는 평범한 저녁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꿈,
현실과 환상 사이의 시간을 단정한 일러스트로 표현해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러스트와 텍스트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림책을 읽다 보면 일러스트 위주로, 혹은 서사 위주로 치우친 책을 만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은 두 요소가 서로 도우며 발걸음을 맞춰 나간다. 마치 이인삼각 달리기 경주를 하듯, 서로 마음을 합쳐 이야기의 끝을 향해 뛰어간다. 이 책의 일러스트를 그린 마리옹 야클린은 패션 포토그래퍼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다. 그 경력에 걸맞게 구도를 잘 활용할 줄 아는 작가다. 얼굴을 클로즈업해 그린 일러스트는 마치 패션 잡지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푸른색으로 색감을 채색한 일러스트는 글이 가지고 있는 축축함과 그 조화가 잘 어우러진다. 더 넓은 바다나 호수, 그 어딘가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한다. 또한, 스웨덴 특유의 감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도 장점이다. 북유럽이라고 하면 우울하거나 축 가라앉은 마음에 대해서만 말하리라 생각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어쩌면 사랑에 대해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떤 때에는 변화될 세상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마리옹 야클린만의 섬세한 수채화 붓 터치가 마음의 종을 울린다. 이야기와 그림이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선순환을 지켜보고 있으면 경이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모두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우리의 세계를 향해 하고 싶은 말
이 책의 서사를 읽다 보면 소녀가 펼쳐 나가는 이야기가 마치 기도나 꿈, 소망, 바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건 살아있는 사람들, 그리고 더 오랜 시간을 살아갈 사람들의 몫이니까. 이 책에 등장하는 세계에는 논리가 없다. 그냥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고, 그렇게 될 일이 그렇게 된 것뿐이다. 그래서 어쩌면 현실보다는 환상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몽환적이고 시적인 이야기의 진짜 매력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다. 어떤 장면에서는 마치 현대 시를 읽는 것 같기도 했다. 그만큼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또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뒤돌아보면 모두 환상이기 때문이다. 정말 환상이 맞는지, 현실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말이다. 소녀를 환상으로 이끌었던 음악 소리는 정말로 존재했던 걸까? 소녀가 지나온 모든 순간이 찰나 같기도 하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바로 ‘더 나은 세상’이다. 전쟁이 일어나고, 누군가가 누군가를 혐오하고, 죽이고, 질투하는 세상에 우뚝 서서 ‘함께 사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의 소망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이 책 속의 소녀는 세상 모든 것을 당연하고, 소중하게 여긴다. 마치 새와 내가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좋은 세상을 꿈꾸는 힘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것인지 생각해 본다면 먼 미래의 우리는 많이 달라진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0세부터 100세까지. 전 연령이 모두 앉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그 따뜻한 손길을 독자 여러분께서도 느껴보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