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1_08.jpg
가는 날 korea.jpg

책 내용

사업 실패 후 삶의 무게를 마주한 중년 남자의 기록
수제 구두를 짓던 장인의 손으로 한 땀 한 땀 그려 낸 슬픈 자화상
셔틀버스를 타고 물류센터로 향하는 일용직 노동자의 하루
불안에 내몰린 삶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그림책

수제 구두를 짓던 장인의 손끝으로 한 땀 한 땀 그려 낸 50대 중년의 처절하고, 섬뜩하고, 슬픈 자화상.

여기 구두 디자이너로, 조그마한 수제화 공장 사장으로 성실히 살아온 남자가 있다. 그러나 사업의 실패는 그를 한순간에 ‘죄인’으로 만들었다. 그날 이후 일상은 악몽이 되었고, 다시 일어서려 몸부림칠수록 검은 그림자가 발목을 잡았다. 수백 통의 이력서를 냈지만, 그를 불러주는 곳은 오직 물류 일용직뿐이었다. 처음 해 보는 육체노동에 온몸이 부서질 듯 아프지만, 그는 오늘도 물류창고행 셔틀버스에 몸을 싣는다.

기대 수명 100세를 훌쩍 넘긴 고령화사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은 50대에게 ‘내일’은 희망이 아니라 불안이다. 이마 위 깊게 팬 주름은 매달 돌아오는 대출 상환일, 깃털처럼 가벼운 통장 잔고, 문득 찾아드는 불면의 밤이 새겨 넣은 흔적이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내딛고 싶은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짙은 어둠뿐인 걸까?

 

20251031_08_01.jpg 20251031_08_02.jpg 20251031_08_03.jpg 20251031_08_04.jpg 20251031_08_05.jpg 20251031_08_06.jpg IMG_9964.jpg

출판사 보도자료

‘내일’의 초상이자, ‘어제’의 기억

사업 실패 후 삶의 무게를 마주한 중년 남자의 기록

 

20대에 남자 구두 디자이너 1세대로 일을 시작했다. 30대에는 여러 구두 브랜드의 디자인실 실장으로 승승장구했다. ‘수제화 거리’ 성수동에서 찬란한 성공과 핑크빛 미래를 꿈꾸었다. 40대에는 조그마한 수제화 공장을 차렸다.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해서 번 돈으로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소박한 삶을 꿈꾸었다. 하지만 수제화 산업의 몰락과 함께 그의 꿈도 무너졌다.

 

50대에 접어들어 사업이 망하고 공장 문을 닫았다. 가족에게는 ‘죄인’이 되었고, 사회에서는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30년 동안 해왔던 일을 여전히 잘 해낼 자신이 있어도, 불러주는 곳이 없었다. 수백 통의 이력서를 냈지만, 그를 불러주는 곳은 오직 물류 일용직뿐이다.

 

중년은 불쑥 찾아오지 않는다. 청년이 맞닥뜨릴 ‘내일’의 초상이자, 노년이 지나온 ‘어제’의 기억이다. 찬란하고 치열한 청년기를 지나면 누구나 마주해야 하는 시기이다. 기대 수명 100세가 넘는 고령화사회에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은 중년에게 ‘내일’은 더 이상 희망이 아니라 불안이다. 이마 위 깊게 팬 주름은 매달 돌아오는 대출 상환일, 깃털처럼 가벼운 통장 잔고, 문득 찾아드는 불면의 밤이 새긴 흔적이다. 어깨를 짓누르는 오십견의 통증은 켜켜이 쌓인 책임감의 무게와 비례한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내딛고 싶은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짙은 어둠뿐인 걸까?

 

‘KURPANG’ 가는 날

컨베이어 벨트는 멈추지 않는다

 

컨베이어 벨트는 쉼 없이 돌아가는 공장과 물류창고를 상징한다. 세상 모든 물건이 다 있을 것 같은 ‘KURPANG’ 물류창고에서 그는 공허함과 상실감을 견디며 오늘도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에 맞춰 몸을 움직인다. 잠시 숨 돌릴 틈조차 없는 컨베이어 벨트는 시간을 닮았다. 쉼 없이 앞으로만 나아간다. 잠시 멈춰 기다려 주는 친절 따위는 기대할 수도 없다.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속수무책으로 나아가는 택배 상자들처럼 우리 역시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여기까지 흘러왔다.

 

사업이 실패한 순간부터 ‘검은 그림자’는 그를 따라붙는다. 작가는 실패와 상실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어두운 감정을 ‘검은 그림자’로 표현했다. ‘악마’의 형상을 한 검은 그림자는 남자를 괴롭히고, 조롱하고, 유혹한다. 하지만 그는 끝내 포기하지 않는다. 짙은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고, 절망의 끝에서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육체노동에 온몸이 부서질 듯 아프지만, 오늘도 물류창고행 셔틀버스에 몸을 싣는다.

 

일러스트레이터 소개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구두 디자이너로 일을 했으며, 10여 년 동안 성수동에서 수제화 공장을 운영하다가 2023년 문을 닫았습니다. 30년 동안 구두 디자이너로 일하며 느낀 소회를 모티브로 그림 에세이 《뜨거운 성수동에는 구두가 있다》를 쓰고 그렸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두려움을 담아 그림책 《가는 날》을 쓰고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