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보물 상자 속에서 젊은 시절 할아버지의 모험과 여행을 끄집어냅니다. 호르헤는 할아버지는 주무시기 전에 보물 상자를 꺼내어 보시곤 합니다. 상자 안에는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바다를 항해하며 모았던 씨앗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주 추운 북극에서, 덩치가 아주 큰 원주민들에게서, 아마존 강가의 브라질 밀림에서. 세계 곳곳에서 가져온 씨앗들에는 그 땅의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지요. 할아버지가 방문한 곳들의 이국적인 풍경을 두터운 유화 그림에 담아 보여 줍니다.
젊었을 적, 뱃사람으로 수많은 나라를 여행했던 할아버지. 훗날에도 그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고 싶어서 들렀던 곳마다 모은 씨앗을 나무 상자에 넣어 둡니다. 그리고 오늘 밤, 상자 안에 뭐가 들었는지 늘 궁금해 하던 손자를 위해 비로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네요.
추운 북극부터 브라질의 밀림, 뜨겁고 메마른 아프리카까지 씨앗 하나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에는 세상 곳곳의 특징과 문화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추위를 피할 수 있게 반드시 땅이 갈라진 틈으로 떨어져야 하는 북극의 씨앗과 몇 분 동안만 꽃을 피웠다가 이내 뜨거운 햇볕에 말라 버리는 사막의 씨앗은 지역의 특징적인 기후를 잘 보여 줍니다.
책장을 하나씩 넘길 때마다 바뀌는 배경과 그 속에 담긴 여러 에피소드들은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더 잘 알게 해 주고, 처음부터 끝까지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작품 구성은 마치 할머니 할아버지의 무릎을 베고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에 젖게 만듭니다.
또한 사람이 배를 만들기도 전에 바다를 여행하고, 바람에 실려 이리저리 날아다니다가 싹을 틔워 또다시 씨앗이 든 열매를 만들어 내는 씨앗의 모습은 재생과 반복을 되풀이 하는 자연의 순환원리와 그 신비로움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해 줍니다. 글 단락 밑에는 할아버지가 그 나라에서 얻은 씨앗 그림이 들어 있어 아이들의 이해를 돕습니다. 엄마와 함께 어떤 씨앗인지 찾아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거에요.